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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꺼리] 브라보 마이 개고생 라이프_(20) 후원금으로 돈 버는 몇몇 동물구조활동가와 단체들

송기애 회원님의 <개고생라이프> 입니다. [편집자주]

 

후원금으로 돈 버는 몇몇 동물구조활동가와 단체들

 

송기애

평등사회노동교육원 인천 회원

 

사실, 하니는 내가 정식으로 입양한 아이가 아니다.

2021년 여름, 개인 동물구조활동가라는 사람이 유튜브 실방 중에 우연히 하니와 친구들이 있는 비닐하우스 개농장을 발견했고, 여러 아이들 중에서 상태가 제일 안좋았던 하니를 데리고 나와서 병원에 갔다.

그러나 하니는 작은 병원에서는 치료를 할 수 없다고 했고, 마지막으로 간 큰 병원에서는 하니가 너무 허약해서 먼저 집에서 돌보면서 살을 찌워야만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처음부터 하니를 키울 생각이 없었던 데다가 보호소를 운영하는 것도 아닌 구조자는 하니를 놓아둘(?) 곳이 없었고, 하니를 일주일 정도만 임시보호를 해주면 이후에 입원을 시키고 퇴원하면 입양자를 찾아주겠다며 임시보호자를 찾았다.

수술 때문에 휴직을 하고 집에 있었던 나는 건강이 좋지 않았지만 일주일 정도는 하니를 돌봐줄 수 있을 것 같아서 하니를 단기 임시보호로 집으로 데려왔다.

그렇게 시작됐다. 하니와의 삶은.

 

 

구조자는 하니를 구조하면서 치료비 명목으로 많은 후원금을 받았다. 유튜브를 통해서 하니와 친구들의 참혹한 모습을 접한 수많은 사람들이 하니의 건강한 삶과, 같이 발견된 50여 아이들의 행복한 입양을 바라며 많은 후원금을 보냈다.

그러나 구조자는 나에게 하니를 보낸 후 거의 연락을 하지 않았고 하니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문병도 가지 않았다. 하니는 네 차례에 걸쳐서 장기간 입원을 했었는데 겁이 많은 하니는 병원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했고 내가 하니를 위해서 인천에서 서울 노원구까지 거의 매일 면회를 가는 동안 구조자는 딱 두 번 면회를 가서 유튜브를 켜고 후원금을 받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구조자는 나와의 연락을 완전히 끊어버렸고 나에게 하니를 버렸다. 이후 하니의 치료와 모든 삶은 내가 책임지게 되었고 난 그렇게 하니의 엄마가 됐다.

하니와 같은 곳에 있던 다른 아이들은 자원봉사자들이 모두 떠안았다. 자원봉사자들은 어렵게 돈을 모아서 아이들을 보호할 공간을 임대하고, 천신만고 끝에 많은 아이들을 입양 보냈고(··3~4회에서 소개한 니모도 나와 봉사자들이 어렵게 해외입양을 보낸 아이 중 하나다), 사람을 너무 무서워해서 아직도 입양가지 못한 하니의 친구들과 새로 구조한 아이들이 보호소 또는 임시보호 가정에서 생활하고 있다.

 

 

 

나는 여러 곳의 동물구조단체에 꽤 많은 돈을 후원했고 봉사도 다녔다.

몇 년을 그렇게 하다보니 느낀 것이 있다.

주로 유튜브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후원금 수입이 꽤 많은 단체 혹은 개인들 중 상당 수가 후원을 당연시 여기고 후원자들에게 별로 고마움을 갖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너희들이 하지 않는 일을 내가 하는거니까 당연히 돈은 너희들이 내야지’.

심지어 후원금이 얼마나 들어왔고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공개도 하지 않는 개인 활동가라는 사람들도 있다. 동물구조라는 거창한 명목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진심을 이용한 돈벌이, 끔찍한 환경에서 동물을 번식·판매하는 번식장이나 펫숍보다 더 나쁜 일이다.

갑수목장’ ‘경태아부지등 안타까운 사연들을 가진 동물들에게 후원했던 후원자들의 뒤통수를 때리고 씁쓸한 결말을 가져왔던 많은 사건들이 있다.

돈만 되면 무엇이든 하는 사회, 생명을 이용해서 거짓말로 돈을 벌고 개인의 욕심을 채우는 비양심적인 행위, 말도 안되게 처벌이 약한 동물 관련 사건의 법적 책임.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 생명을 이용한 사기가 가능해지고 이런 사람들 때문에 다수의 진정한 활동가가 같이 욕을 먹고 어려운 상황에 빠지고, 이는 결국 동물들의 불행으로 이어진다.

 

물론, 당연히, 진심으로 동물을 사랑하고, 큰 어려움 속에서도 동물을 구조하고, 구조한 동물을 끝까지 책임지는 활동가와 단체들도 많다.

사실, 동물구조·보호 활동은 매우 어렵고 힘든 일이다. 개인의 삶은 포기해야 되고 특히 작은 단체나 개인보호소를 운영하는 활동가들은 평생을 가난에 허덕이면서 살아야 된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처음엔 모두들 좋은 생각과 선한 마음으로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활동 자체가 돈이 되면서 점점 초심을 잃어버리는 사람이 생겼을 것이다. 돈이 뭔지...

 

 

지금은 나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후원은 하지 못하지만, 지난 몇 년간 후원을 하면서 구조활동가나 동물보호단체를 판단하는 나름의 눈과 기준이 생겼다.

후원은 좋은 일이다. 선한 마음은 선한 사회를 만든다. 그러나 후원을 실행하기 전에 먼저 옥석을 가릴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한다. 단순한 측은지심의 발현이나 자기 만족 후원이 아닌, 나의 소중한 돈과 마음이 제대로 쓰이는 곳에 후원을 해야 된다. 그래야 진정 당신이 원하는 좋은 사회, 선한 사회가 될 것이다.

 

하니는 내가 떠맡게된 아이지만 나는 하니를 진심으로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