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으로 바쁘신 와중에도 다섯 편에 걸쳐 첫 노조상근 이야기를 풀어주신 이점진 회원님 감사드립니다^^ 이 글에 나오는 '지부'는 현재 이점진 동지가 일하는 교육공무직본부 세종지부와는 다른 곳이니 헷갈리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
지부는 해산 지부장은 제명 나는?????
이점진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세종지부 조직부장
각 지역의 지회장들과 논의 끝에 공공에 징계 요청을 준비하였고, 지부장은 지속적으로 지회장들간의 분열을 시도하였다.
어느날 지부장 최측근인 부지부장에게 밤 늦게 전화가 왔다. 술이 잔뜩 취한 목소리로 지부장 이름을 부르며 그놈이 불쌍한 놈이라느니 그래도 열심히 하는 놈이니 진심은 알아야 한다느니...... 말같지도 않은 개소리를 계속 지껄인다. 화가 났지만 끝까지 듣고 있으니 나중에는 지부장과 함께 갈것인지 아니면 끝까지 반대편에 서서 싸울것인지 선택을 하라는 것이다. 지속적인 전화 협박에 나는 민주노총 조합원답게 행동할거라는 말만 되풀이 하였다. (요즘이 이 말도 부끄럽긴 하다)
운영위원회의를 통해 징계를 요청한다는 낌새를 알아챈 지부장은 회의 소집을 계속 미루면서 단톡방에 나의 해고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였다. 지금 생각해도 열 받는다. 중간에 공공운수노조 담당 임원이 나서서 정리하였다.
어찌저찌하여 운영위원회의 일정을 잡았고 전날 마지막까지 징계요청과 회계부분에 대해 지회장들과 역할을 정하고 발언 내용을 정리하고 마침내 운영위원회의 시작. 지부장은 선빵을 쳤다. 지부장 사퇴를 하겠단다. 단 조건은 내가 3개월이내(수습기간)이니 한달치 월급을 주고 해고 시키자고......
참...... 난 놈은 난 놈이다 나를 해고시키고 훗날을 다시 도모하고자 하는 속셈?
회의장은 순간 아수라장이 되고......
결론적으로 나는 해고인지 뭔지 모르지만 그만두게 되었고, 공공에서는 지부 설립을 승인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지부장은 징계 요청을 하여 공공에서 진상조사위를 꾸려 제명을 하였지만 지부장은 본인이 탈퇴를 하였다. 덕분에 자생력이 있는 지역의 지회는 나름대로 교섭을 진행하였고 나머지 지회는 당연히 공중분해 되었다.
겨우 2개월 조금 넘게 근무했지만 1년은 근무한 느낌이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조합원들을 만나고 밤 12시가 넘어 고속도로를 달리다 휴게소에서 쪽잠을 잤고 지부장에게 끌려다니며 온갖 협박?을 당하면서 많이 지치고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민주노조를 세우려 현장 조합원들 직접 투쟁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만들고 사측과 싸우는 등 늘 연대투쟁하면서 갖고있던 한계가 분명한 활동에서 직접 현장 조합원을 만날 수 있는 활동이 나름 벅차고 살아있는 느낌이라 힘들다기 보다는 오히려 행복했던 듯 하다.
노조 상근자로써 첫 걸음을 띠면서 더욱더 선명해지는건 노동자로써 계급성을 담보하지 않고 단지 개인의 사리사욕에 눈에 먼 자가 조직의 리더로 있을때 조직이 얼마나 철저하게 망할수 있는지를 처절하게 느낄수 있었다.
당시 지부장은 탈퇴를 하였지만 공공에서는 제명을 시켰다. 탈퇴한 지부장은 본인의 똘마니였던 수석부지부장을 앞세워 기업노조를 만들고 하청업체 사장들을 만나서 민주노총을 탈퇴했고 다시 노조를 만들었으니 운영비가 없다면 500만원씩 달라고 했단다. 이런놈들은 정말 노답이다 걍 끌어내어 제명시키는 방법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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