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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꺼리] 브라보 마이 개고생 라이프_(5) 빛나는 미소를 가진 장애견 하니의 구조와 치료

오늘도 귀여운 댕댕이들로 돌아왔습니다. [편집자주]

 

빛나는 미소를 가진 장애견 하니의 구조와 치료

 

송기애

평등사회노동교육원 인천 회원

 

하니는 브··3~4회에서 소개했던 니모와 같은 비닐하우스에서 구조한 아이다. 둥이,난이,송이에 이어 4번째로 우리집에 온 아이다.

 

이전 글에서 밝혔듯이 하니가 있던 비닐하우스는 아주 끔찍한 환경이었다. 그곳 아이들 중에서도 하니의 삶은 특히나 힘들었다. 하니는 뒷다리를 모두 쓰지 못하는 아이였고, 풀려있는 아이들이 연약한 하니를 공격하기도 했고, 너무 짧은 쇠 목줄 때문에 움짝달싹 하지 못하고 똥오줌 위에 그대로 앉아있어야 했다. 음식물 쓰레기마저도 부족해서 항상 배가 고팠고 뼈가 보일 정도로 마르고 몸의 털은 똥물이 들어서 똥색으로 변해있었다.

 

 

상태가 너무 안좋았던 하니는 발견 후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태어나서 처음 비닐하우스 밖으로 나와본 하니는 겁에 잔뜩 질린 채로 병원으로 실려갔다. 하니는 기본검진과 미용을 했지만 다리 상태는 매우 심각해서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가 힘들었다. 몇군데의 병원을 전전한 끝에 노원구의 한 대형 동물병원에서 하니의 다리 수술을 시도해보자는 답변을 받았다. 그렇지만 하니는 너무 마르고 쇠약해서 당장 수술을 할 수가 없었고, 살을 찌우고 건강부터 찾아야했다.

 

하니는 구조된 지 3일만인 202175일에 우리집으로 왔다. 1~2세 추정인 하니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깨끗하고 편안하고 안전한 곳에서 잠을 자고, 곰팡이 핀 음식물 쓰레기가 아닌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었다. 아무런 희망이나 낙도 없이 끔찍한 삶을 그저 견뎌내야 했던 하니는 난생 처음 사랑이라는 걸 받으면서 건강을 찾아갔다.

 

 

하니는 진돗개의 골격을 갖고 있지만 7kg밖에 나가지 않았다. 소형견인 송이와 비슷한 몸무게였다. 그렇지만 하니는 대형견 골격에 다리를 쓰지 못해서 엉덩이를 끌고 다녔기 때문에 하니를 보살피는 건 꽤 힘들었다. 하니는 예민한 성격의 난이 때문에 한참동안 방안에서 분리생활을 해야했는데, 걷지 못해서 똥오줌을 뭉개고 다녔기 때문에 방 전체에 배변패드를 깔아놓고 하루에도 몇 번씩 패드를 갈고 똥오줌 묻은 하니를 씻겨야 했다.

 

보양식을 먹이고 열심히 살을 찌운 결과 하니는 9kg이 넘었을 때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하니는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갖고 태어난 것 같은데 전혀 치료를 받지 못하고 너무 짧은 목줄 때문에 움직이질 못해서 다리가 뒤틀린 상태로 완전히 굳어버렸다.

수술은 꽤 복잡했다. 하니는 수술 전에 먼저 다리에 깁스를 해서 수술 전처치를 했고 2주 후에 다리에 임시로 쇠를 박아서 다리뼈 각도를 맞추는 수술을 했다. 절개해서 열어본 하니의 다리는 생각보다 상태가 더 안좋았고 긴 수술시간과 통증 때문에 먼저 한쪽 다리만 수술을 해야했다. 큰 수술을 마쳤지만 기대와 다르게 하니의 상태는 좋아지지 않았고, 많은 고민 끝에 무릎 연골을 제거하고 플레이트를 박아서 굽어진 다리를 펴는 2차 수술을 하기로 했다.

 

두번째 수술을 하면 평생 다리를 굽히지 못한다. 굽고 뒤틀린 다리로 살아가느냐, 굽히지 못하고 펴고 살아가느냐 둘 중 하나였다. 1차 수술 결과가 좋지 않아서 2차 수술 전에 많은 고민을 했지만 2차 수술을 하면 걸을 수 있을 거라는 담당 수의사의 말을 믿고 희망을 갖고 수술을 결정했다.

 

 

한쪽 다리만 수술을 했을 뿐인데도 치료를 시작 후 하니는 4차례에 걸쳐 총 100일여의 입원과 2차례의 큰수술, 수십차례의 외래진료, 병원과 집에서의 재활운동 등을 견뎌야 했다.

 

끔찍한 곳에서 태어나서 좋은 기억이라곤 하나도 없는 하니는 사람을 무서워하고 매우 겁이 많아서 병원 생활에도 적응을 하지 못했다. 집에서 살을 찌워서 입원하면 병원에서는 살이 쏙 빠지곤 했고 병원 선생님들도 너무 무서워해서 병원에서는 재활운동을 시킬 수가 없어서 결국 집에 와서 재활운동을 해야했다. 그래도 천성이 순둥이인 하니는 입질 한 번 없이 극도의 두려움과 싸웠다.

 

 

그러나 두 번째 수술 후에도 하니는 걷지 못했다. 걷기는커녕 하니를 일으켜 세우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겁이 너무 많은 하니는 재활운동을 위한 휠체어나 다른 도구, 외출을 위한 아기차를 꺼내오기만 해도 너무 무서워서 똥,오줌을 쌌다. 집에 있는 동안 계속 살이 찐 하니는 17kg이 되었고(지금은 다이어트 중 -.-) 그런 하니를 운동시키고 씻기는 건 혼자 하기엔 너무 벅찬 일이었다. 게다가 집에는 하니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많지 않은가.

 

병원에서는 하니가 한번도 걸어본 적이 없어서 걷는 방법을 모르고 걸을 의지가 전혀 없고 겁이 너무 많아서 걷지 못하는 거라고 했고, 나머지 한쪽 다리를 마저 수술해도 걸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지금으로선 희망이 없고 조금의 희망이라도 가지려면 한쪽 다리를 마저 수술해야되는데, 지금 상태는 수술 전보다 오히려 더 불편해졌는데, 나머지 한쪽 다리 수술을 해도 못걸으면 지금보다도 더 불편해지지 않을까... 수술하면 오랜 시간 그 고생을 또 반복해야되는데... 다시 고민이 시작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에 하니가 집에 온 지 1년이 훌쩍 지났다.

 

 

하니 구조 후 1년의 기록 https://youtu.be/JWLimkmSZB4

이곳에서 https://www.youtube.com/c/dungnansong 아이들의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