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사회노동교육원 웹진 [e-품]의 <단!마디> 꼭지는 평등사회노동교육원 단병호 대표(민주노총 지도위원, 17대 국회의원)의 노동 및 사회현안에 대한 논평과 제언을 싣습니다. [편집자주] |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제발 정신 좀 차리시오
2023. 4.
윤석열 정부의 집권 1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금, 윤석열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심상치 않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집권 초기에 아주 잠깐 40%대에 머물렀지만, 줄곧 20~30%대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지금 상태라면 그 끝이 어디일지 가름하기 어렵다.
국민은 고금리와 고물가 때문에 숨이 막히는 삶을 견디고 있다. 전세 사기를 당한 청년이 어머니에게 단돈 2만 원을 부탁하다 끝내 죽음을 택했다. 많은 청년이 여전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쪽잠을 자며 거리를 헤매고 있다.
경제는 앞으로 더 안 좋아질 것이라 한다. 경제의 중심축이었던 반도체 생산도 감량에 들어갔다. 수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는 악화일로에 있다. 1~2월 대중 무역적자가 50억 달러에 이른다. 국제통화기금은 선진국에는 경제성장률을 0.1%씩 상향 조정한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는 하반기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02%씩 낮춰 발표했다. 앞으로 더 힘들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제대로 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걸핏하면 전 정부나 탓하고, 거대 야당 때문이라 변명 아닌 변명만 늘어놓는다. 무능의 실체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안보 강화라는 미명하에 미국의 신냉전 체제 속으로 빠르게 편입돼 들어가고 있다. 신냉전 체제의 핵심은 미·중간의 패권다툼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했는데 꼭 그쪽이다.
남북관계는 이미 긴장 관계를 넘어섰다. 군사통신선까지 차단되어 언제 어떤 일이 발발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강대 강은 곧 모험이다. 인류 역사에서 나타난 참사는 힘은 힘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논리가 빚은 참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본의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서둘러 굴욕적으로 처리한 것도, 도청 사실이 분명한 데도 제대로 된 항의의 목소리 한 번 내지 못하는 것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겠다는 것도 모두 미국의 신냉전 체제에 편입하고 싶어 하는 조급함 때문으로 보인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더 큰 일을 당하기 전에, 어떤 것이 진정 국익을 위한 것인지, 왜 절대다수의 국민이 윤석열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지 곰곰이 곱씹어 보아야 한다.
정부가 제대로 하지 못하면 당이라도 제대로 해야 하는데, 집권 여당이 하는 꼬락서니는 더 가관이다. 당이 소위 친윤이라는 사람들 일색으로 채워질 때 이미 예측한 일이지만, 오로지 용산만 바라보며 충성 경쟁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당내 다양성은 완전히 사장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최고위원이라는 자들은 막말 경쟁으로 지새우고 있다. 한 최고위원이라는 자는 “아무리 잘해도 호남은 표가 안 된다.”, “5.18을 헌법에 넣는 것은 반대다.”, “표가 되면 조상의 묘도 판다.”, “전광훈 목사가 보수우파를 천하통일 했다”라는 귀를 의심케 하는 막말을 마구 쏟아낸다. 5.18 묘역에 무릎 꿇은 모습을 보는 국민 누구도 그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또 어떤 최고위원은 “제주 4.3은 북한 김일성의 지령에 따른 공산주의자들의 폭동”이고, “김구는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이용당했다”는 등 어처구니없는 말을 뱉어낸다. 아연실색할 일이다. 그의 이런 발언은, 북한이 싫어 남으로 왔다지만, 김일성을 절대 권위 절대 능력자로 상징화한 북한의 교육 잔재가 뼛속 깊이 배 있다는 사실을 실토한 것과 다름없다. 생각을 바꿀 뜻이 조금도 없어 보인다.
또 다른 최고위원은 양곡법 대응과 관련해 “밥 한 그릇 비우기 운동”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21세기 새마을 운동을 하자는 것인지, 참으로 한심스러운 짓이다.
이런 막말이 쏟아져 나오는 데도 당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 초록은 동색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집권 여당의 최고위원들이 하는 짓거리를 보면 역사 인식도, 시대정신도, 최소한의 상식도 결여된 관심병 환자처럼 보인다. 당이 이 모양이니 일개 목사로부터도 “(국민의힘)당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줘야” 한다는 말을 듣는 게 아닐까 싶다. 초상 치르고 후회해도 소용없다. 국민의 인내를 실험하려 들지 말라. 지켜보고 들어주는 데도 정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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