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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마디] 윤석열 정부는 양회동 열사의 죽음 앞에 사죄하라!

평등사회노동교육원 웹진 [e-품]의 <단!마디> 꼭지는 평등사회노동교육원 단병호 대표(민주노총 지도위원, 17대 국회의원)의 노동 및 사회현안에 대한 논평과 제언을 싣습니다. [편집자주]

 

윤석열 정부는 양회동 열사의 죽음 앞에 사죄하라!

 

2023. 5.

 

먹고 살기 위해 노동조합에 가입했고, 열심히 살았다.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한 것뿐인데, 윤석열 검찰 독재정치에 제물이 되었다.”라는 유서를 남긴 한 노동자가 노동조합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몸에 불을 붙여 산화해 갔다. 이것은 자살인가? 타살인가? 나는 감히 타살이라고 주장한다. 그것도 국가권력의 폭력에 의해 자행된 명백한 타살이라고 주장한다.

 

고용과 관련해 노조 덕분에 고용을 편하게 했다.” 노조로부터는 어떤 협박도 받지 않았다.” 전임비 지급과 관련해서는 중앙임단협과 현장 관례에 의한 지급이었고, 법적으로 허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강원지역 건설현장 소장들이 양회동 열사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법원에 제출한 처분불원서의 내용 중 일부다.

 

현장 사용자들은 노조가 있어 일하기가 더 편했다고 하는데, 노조로부터는 어떠한 공갈도 협박도 받지 않았다고 하는데, 오로지 윤석열의 검찰과 경찰만이 공갈과 협박과 갈취의 죄가 있어 처벌해야 하겠다면서 한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양회동 열사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럽지 않은 깨끗한 삶을 살았다. 만약 그에게 죄가 있다면 노동자로 태어나 누구보다 열심히 성실하게 산 죄, 그에게 죄가 있다면 내 일자리보다 동료의 일자리를 먼저 생각했던 죄, 그에게 죄가 있다면 민주노조를 너무 사랑해 간부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한 것이 죄이다.

 

노조 탄압으로 악명을 떨쳤던 박정희와 전두환 정권도 윤석열 정부처럼 저급하지는 않았다. 노동운동하는 사람을 빨갱이나 반국가단체 활동하는 사람 등으로 몰아붙이기는 했어도, 윤석열 정부처럼 공갈과 협박으로 금품이나 갈취하는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아가지는 않았다. 윤석열 정부는 노동운동 간부나 활동가에게 씻을 수 없는 모욕을 저질렀다. 윤석열 정부가 양회동 동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다.

 

양회동 열사의 죽음은 윤석열 정권의 국가권력이 자행한 명백한 타살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건설노동자를 건폭(건설 폭력배)’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노동조합을 도덕적으로 타락한 파렴치한 집단으로 매도했고, 경찰은 권력의 충견 노릇을 착실히 했다. 수사 경찰 50명에게 1계급 특진을 시키겠다는 것에 목줄이 메인 경찰은 직접 고발장 양식을 만들어 현장에 배포하고 다녔고, 현장 책임자들에게 협박과 공갈이 있었다는 허위 진술을 종용하는 일까지 벌이고 다녔다. 한 마디로 경찰 수사는 토끼몰이 식으로 이뤄졌다. 작년 12월부터 5개월 동안 1,000여 명을 소환조사하고, 이들 중 26명을 구속했다.

 

양회동 열사는 누구보다 정의롭고, 성실하고 바른 사람이었다. 그런 그에게 윤석열 정부는 씻을 수 없는 모멸감을 안겨줬다. 그는 누구보다 명예를 소중하게 여겼다. 그에게 노동조합은 존재 그 자체였다. 그런 그를 윤석열 정부는 공갈 협박범, 파렴치한 금품갈취범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씌었다. 모든 것이 노동조합을 파괴하기 위한 공작임을 알고 있는 그로서는 노조와 명예를 지킬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양회동 열사에게 죽음의 저항을 선택하도록 강요한 것과 진배없다. 국가 권력에 의한 타살이다.

 

양회동 열사를 죽음으로 내몬 데는 언론도 일조했다. 윤석열의 건폭이라는 말을 아무런 여과 없이 받아 적어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부패한 비도덕적 집단인 것처럼 침소봉대했다. 노동조합만큼 투명하고 깨끗한 조직은 없다고 생각한다. 노동자만큼 순수하고 성실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함에도 언론들은 윤석열 정부의 정치적 목적으로 자행되는 노조 탄압에 부화뇌동해 노동자 죽이기에 동참했다.

 

지금, 이 시각도 가짜 뉴스를 만들어 노동자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17일 자 조선일보는 분신 노조원 불붙일 때 민주노총 간부 안 막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경찰은 당시의 상황을 바닥에 시너가 뿌려진 상황에서 곁으로 다가갔다면 말리던 사람도 함께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는데, 조선일보는 실체도 없는 익명의 제보자를 내세워 가짜뉴스로 반노조 정서를 퍼뜨리고 있다. 19915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30년이 지난 지금 또다시 목도하고 있다. 참으로 소름 돋는 일이다. 조선일보는 망자의 순결한 죽음을 더 이상 더럽히지 말라.

 

윤석열 대통령은 노조 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반노조 반노동자 정책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 16~17일 광화문에서 있었던 양회동 열사 추모 문화제와 관련해 민주노총 지도부 5~6명 소환조사 하겠다고 한다. 노조를 탄압해 반사이익을 챙기겠다는 얄팍한 생각이라면 깨끗이 버리는 게 좋다.

 

화물연대 파업을 무너뜨리고, 건설노조를 파괴한 대가가 겨우 3~4%의 지지율 상승이라면 너무 초라하지 않겠는가? 3~4%의 지지율은 올릴 수 있었을지언정 그렇게 해도 60~70%의 국민은 노동자탄압과 노조파괴에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을 봐야 할 것이다. 노조 탄압에 앞장섰던 정권치고 온존하게 국정을 운영할 수 있었던 정권이 과연 있었든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