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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꺼리] 브라보 마이 개고생 라이프_(18) 삶이 끝날 때, 끝내 지켜내야 할 것

갑자기 조금 어두워진(?)듯 하지만 끝까지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편집자주]

 

삶이 끝날 때, 끝내 지켜내야 할 것

 

송기애

평등사회노동교육원 인천 회원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25년 전에 소설로 출판됐고 14년 전에 영화로 만들어졌다.

24살의 베로니카는 무기력한 삶을 살고 있었고 앞으로도 너무나 뻔하게 전개될 삶에 회의를 느껴 자살을 시도하지만 목숨을 건졌다. 그녀의 부모는 그녀의 치료를 위해 베로니카를 정신병원에 보낸다.

정신병원에서는 베로니카에게 그가 혼수상태에서 2주만에 깨어났고, 그 후유증으로 생긴 심장병 때문에 앞으로의 삶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고 알려준다.

일주일 동안 베로니카는 무엇을 할 것인가.

 

 

나에게 마지막 일주일이 남았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아마도 아이들을 믿을만한 사람들에게 맡기고 아이들을 위해서 무언가를 남기는 데에 일주일 모두를 쓸 것이다.

나는 지금 당장 이세상에서 사라져도 내 주변이나 세상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그저 우주의 먼지같은 존재로 살고 있지만, 나에겐 내 마지막 일주일을 모두 쏟아붓고서라도 안전하게 챙겨야 될 생명이 셋이나 있다.

나는 사회적으로는 아무 존재도 아니지만, 아이들에게는 온 우주이다.

개미 눈물만큼밖에 없는 재산이지만 전 재산을 털어서라도 아이들을 사랑해주는 좋은 가정에 입양을 보내고나면 나는 비로소 안심하고 마음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다.

 

 

하니가 온 후에 나는 무척 가난해졌다.

치료가 필요한 장애견을 키우는 건 몸도 고되지만 경제적으로도 매우 힘든 일이다.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고단하게 살고 있지만 나날이 더 힘들어지고 있다.

고달픈 생활이지만 그래도 억지로 몸을 움직이고 희망찬 생각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건 모두 아이들 때문이다. 아이들의 우주가 쓰러질 수는 없으니까.

예전에 둥이와 난이, 둘을 키울 때 나는 한차례 힘든 일을 겪은 적이 있었다. 그때도 마찬가지였다. 쓰러지지 않고 버텨낸 것은 오로지 아이들 때문이었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나는 아이들을 구조해서 새 삶을 살게 해줬지만, 결국은 누가 누구를 구한 걸까?

 

 

 

누구나 자신의 마지막을 생각한다.

무엇을 할 것인가?

예전에는 를 위한 정리를 생각했지만 지금은 내가 지켜줘야 하는 아이들을 위한 정리를 생각한다.

누구나 끝까지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물건이건, 추억이건, 비밀이건.

그것이 지켜질 때 비로소 편안히 이 세상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 예전의 끔찍했던 삶으로 돌아가지 않고 끝까지 행복하고 안락한 삶을 사는 것, 그것이 나에게 끝까지 지키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끝까지 지켜야 될 것을 위해서 오늘도 기운을 내본다.

끄응...

 

 

p.s. 베로니카는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저의 인터뷰가 실린 유튜브 동물채널이 있어요. 이곳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UReWl2aIQGA

아이들과 나, 누가 누구를 구해준 것일까? https://youtu.be/UGja8en-6p0

이곳에서 https://www.youtube.com/c/dungnansong 아이들의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