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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 종이책

[나의 친구 종이책] 긴긴밤

 

긴긴밤

 

김명숙

울산여성문화공간 교육팀장, 평등사회노동교육원 울산 회원

 

 

루리 작가의 긴긴 밤2021년 제21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책 출판 후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니 나도 책 제목 정도 알고 있었다. 나는 이래저래 늘 바빴고 독서 할 시간의 늘 부족했다. 책 모임 약속으로 꼭 읽어야 할 책 또는 나의 호기심을 심하게 흔드는 책만 읽어왔다. 그러니 이 책과 인연이 없었다.

출판 5년이 지난 올 2월 이 책을 선물 받았다. 나는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이 책을 만났다.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는 것도, 동물들이 주인공인 것도 모르고 읽기 시작했다. 당연히 작가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했다.

 

내가 선물 받은 책 띠지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었다.

문학동네 30주년 기념 특별판 작지만 위대한 사랑의 연대, 마음을 뒤흔드는 압도적 감동

 

이 띠지를 보며 좋은 작품이라 짐작하며 읽기 시작했다. 책은 작고 글이 많지 않았다. 멋진 그림들이 중간중간 있는데 이 그림을 작가가 그린 것이라 감탄 또 감탄했고. 글과 그림 모두 수려했다. 게다가 동물들이 주인공이었다. 그림을 좋아하고 어린 시절부터 동물을 좋아한 나는 바로 책 속으로 풍덩 빠졌다. 숨은 보석을 발견한 마음으로 연이어 두 번을 읽었다. 다 읽고 여기저기 검색해보니 숨은 보석이 아니라 잘 알려진 보석이었다. 많은 분이 이 책에 대한 소감을 말하고 소개하고 있었다. 곳곳에서 이 책을 토론했고 뮤지컬로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어떤 이는 이 작품이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고 말했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나에게는 이름이 없다.
하지만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
나에게 이름을 갖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가려쳐 준 것은 아버지들이었다.
나는 아버지들이 많았다. 나의 아버지들은 모두 이름이 있었다.
이 이야기는 나의 아버지들, 작은 알 하나에 모든 것을 걸었던 치쿠와 윔보, 그리고 노든의 이야기이다.”

 

 

코끼리고아원에서 코끼리와 코뿔소의 인연, 초원에서의 행복한 인연과 재앙, 파라다이스 동물원에서의 코뿔소와 펭귄의 인연과 전쟁이라는 재앙, 그 긴 고통 속에 피어나는 종을 넘어선 사랑과 연대의 이야기, 희망의 이야기가 담담하게 펼쳐진다. 재앙을 몰고 오는 것은 사람들이다.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만만한 책이 아니었다. 어린이보다는 어른이 읽어야 할 책으로 느껴졌다. “어린 왕자처럼. 얇은 책이었지만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작가의 철학적 깊이에 감탄하며 곳곳에서 많은 생각에 잠기었다.

 

먼저 이름의 의미와 이름 없는 존재들에 대해 생각했다. 나아가 언어로 다 담을 수 없는 것들을 생각했다. 도를 도라고 말하면 도가 아니라고 했던 노자의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나의 긴긴 밤을 생각했다. 그 긴긴 밤을 누구와 소통하고 지냈나?

이어서 나를 성장시킨 수많은 비빌 언덕들, 후회 그리고 분노의 순간들, 나의 도전과 희망들을 생각했다.

 

어린이들은 이 책을 읽고 무엇을 생각할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내 친구들의 반응도 궁금하고. 올 상반기에는 이 책을 많이 소개하고 함께 이야기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