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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조운동 되짚어보기

[민주노조운동 되짚어보기] 최저임금위원회 권순원 위원장 단상

 

최저임금위원회 권순원 위원장 단상

 

노중기

한신대학교 교수(노동사회학)

 

지금 최저임금위원회는 2027년 적용할 최저임금을 심의 결정하는 일로 바쁘다. 최임 적용 대상 노동자가 수백만 명을 넘는 이상한 선진국에서 그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봄에 시작해 대개 한여름에 마치는 최저임금 결정이 국가적 대사(大事)인 이유다.

 

올 초 이재명 정부는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를 위원장으로 임명했는데 논란이 많았다. 민주노총뿐만 아니라 한국노총조차 그의 임명을 일견 강하게 반대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 사연을 되짚어보자.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발언하는 권순원 교수 (사진=연합뉴스)

 

 

그는 2019년 봄 문재인 정부에서 처음으로 최저임금 위원이 되었다. 이른바 촛불·노동존중정부는 2017년 최저임금 1만 원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권력을 잡았고 이후 2년은 16.4%10.9% 인상으로 약속을 지키는 듯했다. 그러나 곧 발생한 정치적·사회적 저항을 핑계로 공약을 폐기했는데 이때 위원장을 교체한다.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였던 박준식 신임위원장과 함께 위원이 된 그는 박 위원장의 학부 제자였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에 발생했다. 냉전 수구 정권인 윤석열 정부에서도 권-박의 최임위 체제가 의외로 굳건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정무직 자리가 가차 없이 교체되는 정치 상황에서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뿐만 아니었다. 그는 윤정부 노동 억압정책의 핵심 기구였던 미래노동시장연구회상생임금위원회에서 좌장(회장)과 부위원장을 맡아 이를 실질적으로 주도했다. 이때 그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책임을 터무니없이 노동운동에 전가했고 69시간 노동시간 연장까지 획책하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두 정부의 적대감을 생각할 때 놀라운 변신술이었고 뛰어난 정치 역량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다시 한번 이게 끝이 아니었다.

 

쿠데타를 물리친 내란 극복 정부, 이재명 정부에서 그는 더 승승장구한다. 이제는 위원이나 간사위원이 아니라 차관급 예우의 최임위 위원장으로 승진했다. 이는 쿠데타 정권에 의해 가혹하게 탄압받았던 민주노조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처참한 인사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민주노총 양경수 집행부는 약간의 쇼를 거쳐 이를 쉽게 수용했고 권위원장의 정치력은 다시금 빛이 났다. 물론 한국노총은 변수가 아니었다.

 

그는 서울대 사회학과 석사, 세계적 명문 코넬대 노사관계 박사로 학벌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자기 능력을 이미 입증한 바 있었다. 예컨대 지금 포털에서 그는 서울대 사회학과 학부 졸업생이다. 그런데 아마도 그가 노동·민주와 냉전·수구를 맘대로 넘나들게 만든 가장 큰 뒷배는 다른 데 있었을지도 모른다. 장인(丈人)인 또 다른 권위원장 아니었을까?

 

여기서 권순원 위원장 개인의 놀라운 능력, 그 변절과 별개로 생각해볼 지점이 있다. 노동에서 민주당과 국민의 힘 사이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그 사이엔 한강이 흐르는가, 실개천이 있는가? 특히 지금도 노구(老軀)를 이끌고 여러 노동 현장에서 투쟁을 독려하는 그 어른에게 그 화려한 변절의 의미는 과연 무얼까? 모두가 풀기 어려운 화두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