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생들과 회원들에게 이점진 동지의 글이 인기만점입니다. 점진동지를 아는 분은 음성지원 된다고 즐거워하십니다. 이번 달도 감사합니다 선배님 >_< 이 글에 등장하는 '지부'는 이점진 동지가 현재 일하는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세종지부'와는 다른 곳임을 알려드립니다. [편집자주] |
늦깍이 노조 상근자로 '살아내기'
이점진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세종지부 조직부장
지부장이 나를 납치하였다
근데 납치가 뭐임? 장난해?
아무런 준비없이 시작된 파업은 패배감을 안겨주었고 일부 조합원들은 탈퇴를 하였다.
노조간부들 사이도 지부장에 대한 문제의식들이 수면위로 서서히 떠오르고 있었다.
지부장은 온갖 감언이설로 조합원들을 속였고 어찌하면 자기 이익을 차릴수 있나하는 생각만 하듯 했다.
공공운수에서는 상급단체이긴 하나 지부장의 질주를 제어할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결국은 조합원들에게 지부장의 행태를 알려내야했다.
고민 끝에 나는 각 지역의 지회장들에게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매일 출근하면 전화기를 붙잡고 살았다.
지회장들에게 민주노조는 무엇이고 노조는 현장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투명하게
민주적으로 운영되야 함을 강조하며 지부장의 문제점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50대중반 60대를 넘긴 분들을 설득하기엔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그 방법밖에 없어 끈질기게 얘기하고 또 얘기하며 분위기를 만들었다.
지부장은 영수증 사건과 파업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고
지회장들 사이를 이간질하며 자기 말을 듣지 않는 지회장은 제명 시키고
그 지역은 잘라내겠다는 말을 서슴치 않고 했다.
어느날 아침 일찍 지부장의 오른팔인 수석부지부장이 아침에 출근하더니 긴급하게 임원회의를 한다며 나를 차에 태웠다. 일정에도 없는 뭔 임원회의?
지부장을 만나러 가는 차안에서 수석부지부장은 나에게 “제 친구들중에는 조폭이 많아요, 늘 차 트렁크에 일본도를 가지고 다닙니다”
잉? 일본도라고? 아~ 사시미 칼 말씀이신가요? 에~이 진짜? 수부님 그렇게 안 보이시는데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면 안되지요 노조간부이신데......... 말같지 않은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한참 가다가 지부장을 만나 태우더니 현장엘 간다며 시외로 쭉~~ 빠진다.
현장에 도착하니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사무실이 있다.
지부장은 나를 차안에 있으라고 하더니 안으로 들어갔다.
한참을 기다려도 지부장과 수석부지부장은 오지 않았고 왠지 느낌이 쎄~~~~ 하다.
일단 공공운수 담당 조직국장에게 문자를 보냈고 위치를 알려 달라는데
어디가 어딘지 알수가 없더라.
한시간 넘게 기다리는데 속에서 슬슬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피같은 조합비로 급여 받으며 이게 뭐하는 짓인지 할 일이 태산인데 말여??? 뭐하자는거지?
하고 있는데 지부장과 수석이 차에 탔다.
순간 화가 나서 돌아버린 나는 지부장에게 소리쳤다.
“지금 뭐하시는겁니까? 일처리할것이 태산인데 회의한다고 하고선 차안에서 앉혀 놓고 시간만 보내게 하고~~~ 따따따다 블라블라
지부장은 어버버하며 수석한테 빨리 차 빼서 데려다 주자고 하고 나는 당장 차 세우라고 알아서 사무실로 복귀하겠다고........ 택시 타고 사무실 복귀.
사무실에 복귀하여 다른노조 상근자들에게 상황을 얘기하니
다들 큰일 날뻔했다고.......
나도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부장과 수석이 차를 몰아서 다시 주차한곳이
컨테이너와 컨테이너 사이 차한대가 겨우 주차할수 있는 공간이였다.
무슨일이 일어나서 소리쳐도 아무런 도움을 받을수 없는 공간이였다.
하지만 이미 화가 나있던 나는 그런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였다.
이후 지역동지들은 나에게 핸드폰으로 위치추적 프로그램을 깔았다.
하지만 지부장과 수석은 더 이상 나를 상대로 싸우려고 하진 않았고
지회장들에게만 나를 해고시킬 것을 종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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